몇 해전부터 가치투자열풍이 불고 있다. 펀드열풍도 기업분석을 하는 전문가에 의한 장기투자이므로 가치투자의 연장선이라고 볼 수 있다. 수 많은 사람들이 가치투자에 열광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주식거래를 하는 사람들은 자신이 투자를 하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대부분은 투기다. 일명 단타나 치고 빠지기가 그것이다. 가치투자는 이것과는 다르다. 투기처럼 ‘모 아니면 도’식의 도박이 아니라 공부해서 가치 있는 기업에 투자하는 것이다. 이 점이 매력적이다. 투기가 아니기 때문에 도덕적이고, 잦은 거래를 하지 않고도 수익이 보장된다는 점에서 실용적이다.
가치투자에서 ‘가치’는 기업가치를 말한다. 가치투자의 기본은 기업가치를 적절하게 평가하는 것이다. 기업이 미래에 만들어 낼 현금을 현재가치로 환산하여 기업의 적정주가를 판단하는 것이 기업가치평가다. 따라서 가치투자의 관건은 기업이 창출할 미래현금흐름을 제대로 파악하는 것에 있다. 기업이 미래에 어느 만큼의 성과를 낼 수 있을지 예측해 보려면 경영자, 수익모델, 사업진행과정 등 기업의 내부사정을 꿰차고 있어야 한다. 그러나 주식투자자는 외부인이기 때문에 기업의 내부사정을 속속들이 알기 어렵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공시제도가 있지만 기업이 공시하는 내용도 투자자가 직접 확인하기 전까지는 믿을 수 없다. 결국 ‘성공투자 5원칙’에 나온 재무제표와 관련된 투자원칙은 저자의 말대로 외부인이 가지는 한계 때문에 재무구조가 좋지 않은 폭탄을 피하기 위한 방법에 지나지 않는다.
황금을 캐내려면 조사가 아니라 공부를 해야 한다. 기업이 하는 일과 관련된 사항은 모두 알아야 한다. 일례로 ‘성공투자 5원칙’의 마지막에서 소개하는 ‘에너지기업’편을 보자. 첫 소제목이 ‘땅으로부터’이다. 여기에서는 탄소화합물인 원유가 오랜 시간을 거쳐 땅속에 매장되는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그 다음에는 석유가 생산되어 소비자에게 전달되기까지 모든 경로를 간략하게 검토한다. 중간에는 정치적 조건이 석유산업에 미치는 영향도 나온다. 저자는 ‘에너지 경제의 미래’를 예측하는 것으로 ‘에너지’편을 마친다. 정치, 경제, 과학기술까지 다양한 분야에 걸친 설명이다. 에너지기업에 투자하려면 이 정도는 알아야 하는 것이다.
가치투자는 매력적이지만 쉽지 않다. ‘성공투자 5원칙’은 모닝스타 대표인 존 만수에토가 쓴 서문에 이미 가치투자방법을 간단히 밝히고 있는데 역시 만만치 않다. 그는 폭넓은 독서를 강조하며 세상이 어떻게 변하는지, 이런 변화는 기업의 전망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고민하라고 조언한다. 공부하라는 이야기다. 예전에 ‘디지털이다’라는 책을 읽고 놀란 적이 있다. 1995년에 쓰인 책이었지만 통신망의 발달로 인한 대용량자료의 전송 같은 디지털세상의 모습을 정확히 예측하고 있었다. 이처럼 책 속에는 우리가 생각하지 못한 것들이 있으니 이를 얻기 위해 많이 읽고 고민해야 한다. 다만 공부는 돈만 바라보고 하기는 어려우니 즐기면서 해야 한다.
2008. 8. 14.
가치투자자는 공부해야 한다
피드 구독하기:
댓글 (Atom)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