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1. 24.

쪽글- 영어수업

이명박 당선자가 초, 중, 고교생 수업을 영어로 진행하도록 지시했다고 합니다. 들리는 이야기로는 후보시절부터 밀어온 공약이라는 군요. 경악스러운 것은 최종목표가 국어, 국사 수업까지 영어로 한다는 것입니다. '나랏말쌈'은 'national language is' 가 되겠군요.

우리 대학에서 몇몇 강의가 영어로 진행됩니다. 교수님들은 수업내용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는다고 불평합니다. 학생들은 그들대로 수업을 이해할 수 없어서 힘들어 합니다. 수업의 최우선 목표가 되어야할 지식습득은 뒷전이고 영어공부하느라 낑낑대다가 수업이 끝나는 것이죠.

대학수업이 이런 상황인데 초등, 중등, 고등 수업을 영어로 진행하면 수업이 제대로 될리가 없습니다. 학생, 교사는 수업준비보다 영어공부하는데 많은 시간을 써야하고 학생들의 수업이해도도 떨어질 것입니다. 한 초등학교 교생선생님이 말하길 " 교수님들은 영어수업은 영어로 진행해야 아이들에게 동기부여가 된다고 하셨지만 그렇게 하는 것은 어려웠다. 영어로 수업을 진행했더니 수준 높다는 반 아이들 중 3-4명만 이해하더라. 결국 한국말을 섞어서 했다. 현장에 있는 선생님은 교육의 대상이 반전체 아이들이니 그들에게 맞춰 수업을 진행해야한다고 말했다."

우리 아이들 중 몇명이 영어를 알아들을 수 있을까요? 교생선생님이 말한대로 한반에 세네명 정도일 것입니다. 이명박씨는 자신의 재임기간동안 정책을 실행할 테니 길어야 2,3년 안에는 영어로 수업이 진행될 것입니다. 이 기간동안 영어로 수업을 진행할 교사를 양성할 수 없습니다. 물론 학생들도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이 넉넉치 않습니다. 이명박씨는 이런 상황을 알고도 업적을 세우고자 정책을 만드는 것일까요? 만약 알고도 하는 거라면 이렇게 불도저식으로 정책을 집행해서 좋은 결과가 나올것이라고 생각하는 걸까요? 이명박씨가 퇴임할 때 그가 퇴임사를 영어로 말한다면 얼마나 많은 사람이 알아들을 수 있을지 궁금해 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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